대전 엑스포 시민광장 트랙은 나름 ‘격한’ 움직임을 즐기는 ‘프로운동러’들로 항상 북적인다. 특히 주말 저녁에는 운동하려는 대전 시민들은 전부 여기에 모인 것 처럼 많다. 그러나 워낙 넓은 곳이다 보니, 밀도가 높지 않아 꽤 괜찮은 야외 운동장 시설이다.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광장인지 살펴본다.
1. 트랙의 길이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 트랙의 가장 외곽코스로 한 바퀴를 돌면 약 940미터이다. 1킬로미터에 살짝 모자란다. 나 같은 사람은 가볍게 한 바퀴만 뛰어도 숨이 넘어가는 길이이다.
2. 트랙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조깅, 러닝, 인라인 스케이팅, 사이클링, 가족 및 연인과 자전거 타기 등을 할 수 있다.
특히 주말 낮에는 가족, 연인 단위로 4인용 자전거, 2인용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장에서 대여할 수 있다.
또한 광장의 트랙의 안쪽에서는 스케이트 보드를 연습하는 사람들, 자전거를 연습하는 아이들, 춤연습 하는 청소년들도 많이 볼 수 있다.
광장의 위성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3개의 지붕으로 이루워진 움직이는 ‘무빙쉘터’ 시설이 있는데 이 안에 돋자리를 가져와서 가족단위로 소풍을 즐기는 인구도 꽤 많다.
3.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 트랙의 환경
아스팔트로 만들어진 차도와 같은 트랙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워낙 넓은 시설이다 보니, 우레탄 바닥 시설 같은 것은 엄두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일단 깔아도 그걸 어떻게 관리하겠는가…
저녁때 가서 운동을 하다보면, 저 멀리 불켜진 신세계 백화점과 호텔 오노마 빌딩, 그리고 스마트 시티 아파트가 보이는데, 대전이지만 나름 도심지 같고 좋다.
한편, 트랙에서는 유니폼을 입고 정말 빠르게 질주하는 사이클링 선수같은 사람들이 많은데, 워낙 빠른 속도로 달리다 보니 다소 위압감이 들기도 하고 부딪칠 것 같아 위협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조깅이나 러닝을 하기에는 다소 부적절한 느낌도 있다.
일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많은데, 자전거에 스피커를 달고 음악을 크게 (상상 이상으로 정말 크게) 틀고 달리는 사람들이 항상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행태가 보기에 나쁘지 않다.
그 사람들이 나를 지나쳐 트랙을 한 바퀴씩 돌 때마다 음악이 들려오는데, 그걸 듣는게 나름 즐겁기도 하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거의 매일 그렇게 자전거를 타는 것 같은데 (내가 올 때마다 자전거를 타고 있음) 잠시 자전거를 멈추고 벤치에 앉아 한참 동안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한다.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땡큐베리 반사’ 한다. 즐겁게 사는 분이다.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 트랙 중간에는 수도 시설이 있어서 더울 때 세수 정도는 실컷 할 수 있다.
4. 기타
광장 주변을 한밭 수목원이 둘러싸고 있는데, 이 수목원은 규모 면에서 전국 단위로도 손가락에 꼽히는 꽤 큰 공원이다.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은 엄밀히 말하면 한밭 수목원의 정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시설인데, 수목원 이용객들이 광장 이용객 만큼 많다.
5. 결론
결론적으로,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 시설은 꽤 좋은 야외 광장이다. 서울, 경기도에도 이 정도 시민광장이 있을까 싶다. 정말로 넓다. 깨끗하다.
바로 옆에 한밭 수목원이 있어서 광장과 수목원을 오가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이때, 돋자리는 필수다).
집이 조금 멀다면, 차를 가져와서 주차해 놓고 운동을 즐겨도 된다. 다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서 조깅이나 러닝을 하기에는 다소 부적합하다.
